
2025년 5월 (통권 제35호)

세대에 따른 팬덤의 특징 및 활 동 양상 연구 - 임영웅의 영웅시대와 BTS의 아미를 중심으로 -
박선민 경희대학교
본 연구는 대중음악산업 내 팬덤의 세대별 특성을 분석하고, 각 세대별 팬덤이 가지는 문화적, 산업적 함의를 살펴보았다. 그 대상으로는 갤럽이 발표한 2년 연속 올해의 아티스트를 수상한 두 가수, BTS와 임영웅의 팬덤인 MZ세대의 대표팬덤아미와 기성세대 대표팬덤인 영웅시대를 비교하였으며, 팬덤 당 30명의 인터뷰를 통해 질적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소통방식에서는 MZ세대의 대표팬덤인 아미와 기성세대의 대표팬덤인 영웅시대 모두 온라인과 오프라인 활동을 동시에 하고 있었으며 두 세대 모두 나타나는 팬덤의 공통점이었다. 그러나 MZ세대의 경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오프라인 활동으로 연결되는 반면 기성세대의 경우 지역이 중심이 된 온오프라인이라는 점과 규칙적인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공동체적 연대와 감정의 위로에 집중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두 번째 사회참여 부문에서는 MZ세대 팬덤은 국내와 해외 모두 기부와 활동이 활발한 반면 기성세대 팬덤은 지역방을 중심으로 한 국내 지역사회에 보다 많은 기부와 활동을 하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세 번째 활동방식 부문에서는 MZ세대 팬덤이 시의성을 바탕으로 전략적이고 집약적인 방식을 선택하는 반면 기성세대 팬덤의 경우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한다는 특징이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MZ세대 팬덤의 행동양상은 집단지성에 따른 쌍방향 소통을 중시하는 반면 기성세대 팬덤의 경우 사회적 영향력을 활용한 팬덤활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기존의 팬덤 연구가 주로 MZ세대 중심의 디지털 팬덤 문화에 집중되어 왔다면, 본 연구는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온 기성세대 팬덤의 지속성과 각 세대간 특성에 주목함으로써 팬덤 담론의 세대적 스펙트럼을 확장한 데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임영웅 보도의 감성 코드 분석 - 팬덤, 언론, 대중문화의 교차점에서 -
장유정 단국대
이 글은 트로트 가수 임영웅과 관련된 언론 보도 39,739건을 수집하여, 감성 분석 기법을 통해 긍정, 부정, 중립의 감성 코드 분포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분석 대상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9년간의 기사이며, 텍스트 마이닝 도구인 TextBlob을 활용하여 기사 제목과 본문을 결합한 텍스트에서 감정적 어조를 분류하였다. 그 결과, 언론 보도라는 특성에 맞게 전체 기사 가운데서는 중립 기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긍정 기사와 부정 기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긍정 기사에서는 임영웅의 팬과의 약속, 자선 활동, 진정성 있는 태도 등 긍정적 대중 이미지를 강화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으며, 이는 감성 분석 결과와도 일치하였다. 반면, 부정 기사로 분류된 사례 중 상당수는 실제로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았으며, 분석 도구의 언어적 한계로 인해 잘못 분류된 사례였다. 특히 2023년에는 「마이 리틀 히어로」와 같은 프로그램명에 포함된 영어 단어(little, hero 등)가 TextBlob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되면서,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기사들이 부정적으로 분류되는 오류가 발생하였다. 본 연구는 감성 분석을 통해 임영웅이라는 대중음악 스타가 언론 보도에서 어떻게 감정적으로 재현되고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팬덤 문화와 언론, 대중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을 조망하였으며, 대중문화 담론에서의 감성 코드 분포를 정량적으로 규명하였다. 본 연구는 향후 한국 대중음악 언론 보도의 정서적 경향과 미디어 환경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아이돌 팬송 가사에 나타난 아이돌 그룹과 팬덤의 관계 형성 방식 연구
박소영 부산교육대학교
유인선 부경대학교
본 논문은 아이돌이 직접 작사한 팬송의 가사를 통해 아이돌이 팬덤과 어떻게 관계설정을 하고 있는지 분석한 연구이다. 연구의 목적은 팬송에 드러난 공통적인 정서와 표현 양식을 통해 아이돌이 팬덤을 어떤 존재로 규정하고 있으며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팬송을 받아들이는 팬덤의 반응을 통해 팬송에 대한 팬덤의 공통감각을 파악하고자 했다. 연구 결과 아이돌은 팬송을 통해 팬덤과 자신을 우리라는 공동체로 묶고, 그들을 감사의 대상을 넘어 존재의 이유로 설정하고 있었다. 이는 팬덤이 아이돌 산업에서 미치는 큰 영향력을 아이돌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아이돌은 팬덤과의 연대감을 강조하고 그들의 사랑에 응답하기 위한 소통의 일환으로서 팬송을 활용한다. 팬덤은 팬송의 노랫말을 통해 팬송을 감각하며 가수의 메시지를 독해하고 맥락을 형성하며 팬송이라는 의미를 생성해내는 문화적 생산자가 된다. 팬송을 이해한다는 것은 아이돌 팬덤이라는 공동체에 자신이 위치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그래서 팬덤에게 팬송은 가수의 사랑을 확인하는 노래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실존과 연관된 중요한 노래가 된다.
음악 장르 선호와 인구사회학적 요인의 관계 연구 - 성별, 세대, 학력, 정치적 성향을 중심으로 -
박재록 상명대학교
본 연구는 음악 장르 선호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사회학적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음악을 정기적으로 청취하는 성인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성별, 세대, 학력, 정치적 성향을 독립변수로 설정하고, 발라드, 댄스, 힙합, 락, 트로트, 클래식 등 6개 장르에 대한 선호를 종속변수로 하여 상관분석 및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특히 세대 변수에 대해서는 단순 선형뿐만 아니라 곡선 형태의 비선형적 관계를 포착하기 위해 중심화된 다항회귀 모형을 적용하였다. 분석 결과, 세대는 대부분의 장르에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으며, 발라드, 댄스, 힙합 장르에서는 역U자형 또는 급격한 감소 형태의 비선형적 관계가 확인되었다. 성별에서는 댄스와 클래식에서 여성의 선호가, 락에서는 남성의 선호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고, 학력은 클래식에서만 유의한 영향을 보였다. 정치적 성향은 락에서 진보 성향 응답자의 선호가, 트로트에서는 보수 성향 응답자의 선호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한편, 회귀모형의 설명력은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수준으로, 음악 선호는 인구사회학적 요인 외에도 다양한 개인적·문화적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장르화되는 시간, 박물화되는 소리 - 음악-문화 기호로서의 ‘7080’ -
박종현 한국학중앙연구원
‘7080’은 2000년대 대중매체에 본격적으로 등장하여 음악 창작·연행·향유자의 정체성, 연행 사건 및 음악적 공간의 속성, 음악 작품 혹은 상품의 내적 장르나 스타일 등을 지시하는 데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본 연구는 ‘박물화’라는 분석틀을 통하여 ‘7080’이라는 기호가 등장하는 2020년대 중반의 민족지적 현재를 기술하고 설명하려는 시도이다. 본고는 ‘7080’이 1970-80년대 뿌리를 둔 특정한 음악 장르/스타일 다발의 실체 혹은 그로부터의 선별 결과라는 기존 인식틀에 반대하면서, ‘7080’이 음악-기호로서 굳어지고 그 생명력을 유지해나가는 과정의 근간은 당 시대의 포괄적 주인이라 주장하는 이들의 현재적인 향유자 정체성에 전적으로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해당 정체성의 소유자들이 지금 즐기고자 하는 모든 음악에 ‘7080’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항시적 재박물화 과정을 통하여 기호가 함의하는 음악의 종류와 속성들은 끊임없이 바뀌어왔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이전에 본질이라 여겨졌던 의미와는 무관하거나 심지어는 이전의 의미를 배반하는 기호로 변모하기도 하여왔다. 나아가, 기의만 갈아끼워지는 것이 아니라 기표 자체조차 시간의 흐름에 따라 ‘7090’, ‘7080+90’과 같은 방식으로 변하는 모습이 발견되는데, 이 역시 ‘7080’이라는 정체성이 그 어느 과거에도 뿌리내리지 않은 채 현재에 관한 자기인식 및 의식 속에서 송두리째 갱신되는 문화-기호사 과정의 한 단계를 보여준다.
Labeling the Uncarved Sound : Derridean, Wittgensteinian, and Zhuangzi’s Perspectives on “Korean Music”
박홍준 /Hong-June Park 단국대학교 교양기초교육연구소
National-linguistic labels such as “Korean music” frequently appear in global English-language social media as shorthand for popular genres, while in ethnomusicological scholarship, they typically encompass classical, folk, popular, and contemporary classical traditions. This article analyzes how these divergent usages affect our understanding of musical practices and explores what they conceal regarding the fluid interactions of sound, identity, and community. Integrating Ludwig Wittgenstein’s language-games, Jacques Derrida’s différance, Zhuangzi’s skepticism toward fixed categories, and Benjamin Brinner’s framework of networked musical knowledge, the study positions “Korean music” as a contested, contextually negotiated symbolic category shaped by historical, commercial, diasporic, and scholarly forces. Wittgenstein highlights how labels gain meaning pragmatically within social practices, Derrida foregrounds their inherent instability and continuous reinterpretation, and Zhuangzi cautions that rigid categorizations obscure experiential creativity. Applying Brinner’s ethnomusicological emphasis on relational musical networks, the analysis demonstrates that labeling simultaneously enables communicative clarity and risks oversimplifying complex cultural realities. Ultimately, this study argues that the semantic fluidity and multilayered nature of “Korean music” are neither trivial nor incidental, but essential outcomes of ongoing interpretive processes across diverse sociocultural contexts.
로파이(Lo-Fi) 음악의 미학적 특성과 경향 - 불완전성의 미학과 디지털 시대의 음악적 수용 -
정진주 독립연구자
본 연구는 디지털 시대 대중음악의 한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는 로파이(Lo-Fi) 음악의 미학적 특성과 음악적 수용 양상을 고찰한다. 로파이 음악은 의도적인 음향의 불완전성과 낮은 음질을 미학적 자산으로 삼으며, ‘불완전성의 미학(aesthetics of imperfection)’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형성해왔다. 본 논문은 이러한 로파이 음악이 단순한 음향 스타일을 넘어, 감정 조절, 집중력 향상, 휴식, 학습, 작업 보조 등 청취자 일상과 정서에 밀접하게 작용하는 사운드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연구는 먼저 로파이 음악의 개념 및 장르적 특성을 이론적 배경을 통해 정리하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창작 방식과 음향 기법의 특성을 분석한다. 이어 로파이 음악이 어떻게 감성적·문화적으로 수용되고 있는지를 고찰하며, 그 수용 배경에 있는 정서적 실천과 사회적 맥락을 탐색한다. 특히 ‘낮은 해상도의 사운드’가 청취자에게 정서적 안정과 몰입의 환경을 제공하며, 고음질 중심의 기존 미학과 차별화되는 청취 경험을 형성하고 있음을 밝힌다. 본 연구는 로파이 음악을 단순한 하위 장르로 보기보다, 디지털 시대 특유의 청취 감성 및 미적 전환을 반영하는 문화적 실천으로 바라보고, 이를 통해 동시대 음악미학과 수용문화에 대한 학술적 논의를 확장하고자 한다.